사막은 인생이다

어느 날, 칼라하리 마을 위를 날던 조종사가 빈 콜라병을 던진다.

Deadvlei.jpg
Dune 45.jpg
Dune 45-1.jpg
Deadvlei.jpg
Dune 45.jpg
Dune 45-1.jpg
원시 생활을 하던 부시맨(San 族)이라는 소수의 인종이 살고 있던 마을에
난생 처음 보는 희안한 물건을 고민하다 추장이 신의 물건이라고 돌려주라는 말에 길을 떠난다.
생활 방식의 차이로 문명인들과 충돌하며 희비극이 펼쳐지는 영화 ‘부시맨’
그 배경이 된 나라가 바로 나미비아다.

나미비아는 ‘아무것도 없다’ 라는 의미의 ‘나미브’ 사막에서 유래됐고 우리나라 8배 크기로 약 200만 명의 인구가 살며 1883~1915년까지 독일 식민지 시절, 광산개발 때문에 현지인들을 동원하여 노예로 삼고 봉기를 일으키자 무참히 학살당하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고 199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했다

꽃보다 청춘에서 나미비아편이 방영된 후, 한국 여행자들도 나미브 사막은 버킷리스트 안에 드는 멋진 여행지다. 칼라하리 사막이 철분이 많아 더 빨간 모래를 가지고 있지만 바람이 많지 않아 모래언덕인 듄(Dune)이 없어 여행지로 유명하지 않다.

지구 사막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는 나미브 사막은 풍경면에서도 세계 제일이다. 좋은 기회가 있어 보츠와나 오카방고를 갔다가 모든 걸 뒤로하고 날짜를 늘려 그 사막을 얼마 전에 다녀왔다.

수도 빈트훅에 내려 유명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에 안전요원과 영업시간이 끝난 레스토랑에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마무리 정돈하는 것을 보고 치안이 아주 좋지는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해마다 6월 ~ 8월 사이 최고 성수기로 나미브 사막 근처 롯지나 호텔 예약은 너무 힘들고 평소의 2~3배 비싸다.

빈트훅에서 랜드로바를 타고 예전에 비해 길이 아주 좋다. 아스팔트를 깔고 있고 새로운 포장 공법인 소금을 이용한 매끄러운 길을 만들어 통통 튀진 않지만 그래도 아직 비포장이 많아 웰비스베이로 올 때 결국 두 번 펑크가 나 타이어를 교체해야 했다.

나미브 사막의 첫 번째 랜드마크는 Dune 45다.

Dune 45-3.jpg
Sossusvlei.jpg
Dune 45-3.jpg
Sossusvlei.jpg
언덕의 각도가 45도 인줄 알았는데 관광청에서 듄의 번호를 매길 때 45번째 언덕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언덕은 누구나 걸어 올라간다. 지면에서 약 170m밖에 안되지만 푹푹 빠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올라가기 힘들다.
날씨가 좋았다.
듄 꼭대기에 멈춰서서 내려다 보이는 몽상으로 가득한 안개 낀 사막은 세상 그 어느 것 보다 아름답다. 파아란 하늘에서 구름을 만지고 금방 내려온 바람이 코끝을 스칠 때 천국은 그리 멀지 않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르 끌레지오의 [사막]에서 현대 문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도시에서 주인공 랄라가 다시 사막과 바다 그 자연의 품으로 귀향하는 것은 현대 물질문명의 함정에 빠지기 전 순수함을 잃지 않은 인간 본향의 뿌리에 대한 신앙인 것 ..
문명과 온실 속 문화에 벗어난 자연인이 된 기분은 씨줄과 날줄처럼 순간과 영원으로 자유롭게 박음질한다.

지금은 여행 금지 국가인 예멘에 갔을 때 비가 올 때만 흐르는 강이라는 뜻 와디 wadi를 알게 되었다. 미국의 그랜드캐년 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당시 강이 지나간 말라버린 계곡은 더 없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와디는 아니지만 비슷한 개념의 아프리칸스( 남아공에 네덜란드 이주자들이 현지어와 섞이면서 만들어진 언어)어로 소서스플레이 Sossusvlei 와 데드플레이 Deadvlei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Vlei는 Pan이란 뜻이다.

바로 와디처럼 비가 와서 계곡을 만들어 생명력 질긴 아프리카 아카시아 나무들이 자라는데 소서스플레이 Sossusvlei는 ‘물이 고이는 곳’이란 뜻으로 나무들이 살아있지만 데드플레이는 아주 오래전 흘렀던 오렌지 강이 더 이상 흐르지 않고 이집트의 백사막처럼 아예 단단한 백색 후라이팬 같은 땅 위에 말라 타버린 듯한 나무들이 빅 대디 Big Daddy를 비롯한 모래 언덕들의 풍경을 자아내며 정승처럼 지키고 서있는 모습이 세계 10대 죽기 전 가봐야 할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사막은 인생이다

나미브 1.jpg
소서스 플레이.jpg
나미브 1.jpg
소서스 플레이.jpg
산에는 등고선이 있지만 사막은 등고선이 없다.
오늘 앞에 있는 듄이 내일 토네이도 회오리 바람에 저 언덕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삶의 사막 앞에 서 있다. 끝없이 굴곡진 아름다운 선만 보일지 모르지만 밤새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핏줄이 도는 사막을 건너가야 한다, 사막 저 건너편이 내가 그리던 꿈꾸는 곳인 것이다.

나에게 사막은 좀 특별하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어 죽고 싶었을 때, 사하라 사막을 갔다.
하늘 아래 모래밖에 보이지 않지만 너무 아름다웠고 그 영상을 잊을 수 없어 시간이 되는대로 7번을 달려갔다.

사막을 걸을 때, 복효근 시인의 싯구를 나의 잠언처럼 되뇌이며
지금도 사막에서 강물이 여행하는 법을 별빛으로 그려본다.

[강은 가뭄으로 깊어진다 - 복효근]

가뭄이 계속 되고
뛰놀던 물고기와 물새가 떠나버리자
강은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처음으로 자신의 바닥을 보았다

한때
넘실대던 홍수의 물높이가 저의 깊이인줄 알았으나
그 물고기와 물새를 제가 기르는 줄 알았으나
그들의 춤과 노래가 저의 깊이를 지켜왔었구나
강은 자갈밭을 울며 간다

기슭 어딘가에 물새알 하나 남아 있을지
바위틈 마르지 않은 수초 사이에 치어 몇 마리는 남아 있을지......
야윈 몸을 뒤틀어 가슴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강은
제 깊이가 파고 들어간 바닥의 아래쪽에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

가문 강에
물길 하나 바다로 이어지고 있었다.
로그인 / 회원가입